Society

그가 남몰래 울던 밤을 기억하라 - 김경주

iRightStone 2014. 5. 23. 09:37

5년전 바로 오늘 


아내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부천에서 용인까지 먼 길을 아이들과 함께 나섰다. 치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라디오에서 나오는 긴급 뉴스 속보. 도저히 믿지 못할 소식. 그리고 운전 중에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져 흘러나왔다. 그런 분을 보내야 한다는게 그리고 지키지 못했다는게 너무 미안하고 죄스러웠다. 처음으로 지역색을 벗어나 존경했던 정치인. 그 분과 그 분이 지키려했던 사람들이 그저 행복하고 편안해지길 오늘도 빌어본다. 


그가 남몰래 울던 밤을 기억하라 

詩 김경주 


아마 그는 그 밤에 아무도 몰래 울곤 했을 것이다 

어느 시인은 세상에 어느 누구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고 말했지만 

세상은 이제 그가 조용히 울던 그 밤을 기억하려 한다 


어둠속에서 조용히 흐느껴 본 자들은 안다 

자신이 지금 울면서 배웅하고 있는 것은 

아무도 보지 못하는 자신의 울음이라는 사실을 


이 울음으로 

나는 지금 어딘가에서 내 눈 속을 들여다 보는 자들의 밤을 

마중나가고 있고 


그리고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 밤을 기억하기 위해 애쓰고 있을 것이라고 


아마 그는 자신의 그 밤을 떠나지 않기 위해 

스스로 끝 없는 약속을 했을 것이다 

잃어 버린 것이 아니라 잊지 않기 위해 

나는 살았다고 

세상은 마중과 배웅사이에 있는 

무수한 주소들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있다고 


우리는 그가 조용히 이불을 들추고 일어나 

흐느꼈던 그 밤을 기억해야 한다 

배웅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위해선 

입을 틀어막고 울어 본 자들이 

더 많이 필요한 세상에 


그 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시간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