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당신이 시인이라면, 분명히 이 종이 위에 떠다니는 구름이 보일 것이요. 구름이 없다면 비가 없고, 비가 없으면 나무가 자랄 수 없소. 나무가 없으면, 우리는 종이를 만들 수 없지요. 그러니 구름이 여기 있는 거지요. 이 종이의 존재는 구름의 존재에 매여 있소. 종이와 구름은 아주 가까운 사이지. 다른 걸 생각해 봅시다. 햇빛을 볼까요? 햇빛은 지극히 중요하지요. 햇빛이 없으면 숲이 자랄 수 없고, 햇빛 없이는 우리 인간도 살 수 없지요. 나무꾼도 벨 나무를 얻으려면 햇빛이 필요하고, 나무도 나무가 되려면 햇빛이 필요하지. 그러니 당신은 이 종이에서 햇빛이 보일 것이요. 만일 당신이 보살의 눈으로, 깨어난 자의 눈으로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 종이 속에서 구름과 햇빛만이 아니라 모든 것이 보일 것이요. 나무꾼이 먹은 빵, 그 빵이 되어준 밀, 나무꾼을 키어준 아버지 등. 이 종이 한 장에 그 모든 것이 들어 있지요 ---.
이 종이는 개별적 자아 없이 비어 있지요. 여기서 비어 있다는 말은 이 종이가 모든 것, 천지만물로 가득하다는 뜻이라오. 이 얇은 종이 한 장의 존재가 온 우주의 존재를 증명하는 거지요.
-Thich Nhat Hanh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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