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는 영종도의 봄은 귀하다. 이 부근 섬지방의 특색이겠지만 뭍에 비해 1-2주 봄이 늦게 온다. 바람도 거센 날이 많아 날이 밝아도 한 겨울 같은 느낌이 들때가 많았다. 이 곳에 와서 사는 사람들이 겨울이 한 해 절반은 된다고 농으로 말하곤 하는데 살아보니 그 말이 이해가 된다. 그리고 짧은 봄은 잠시 머물다 바로 뜨거운 여름으로 넘어가버린다. 근래 늦깍이 학업과 집 이사로 인해 이 귀한 봄을 순순히 보낼 수 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드디어 오늘 조금 늦었지만 너무 늦진 않게 2년전부터 꼭 이 맘 때쯤 찾아가던 구읍뱃터 근처의 짧은 벚꽃길을 걸어갔다. 작년에는 딸아이와 둘이 걸었던 기억이 났다. 걸으면서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가족들에게도 그리고 사회에 지금 고통받는 분들에게도 말이다. 어찌되었던간에..